영화시나리오 개발지원사업의 중요성
김상민 경기콘텐츠기업협의회 영상분과장·시리우스 픽쳐스 대표이사

얼마 전에 개최된 제49회 대종상 영화제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5개 부문 상을 휩쓸면서 끝났다. 대종상 영화제의 공정성 시비는 있었지만, 절정에 오른 듯한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력 자체에 의심을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제작자인 나 역시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만났다는 감흥에 종영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 축하의 마음 외의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대기업이 전통적으로 영세 제작사의 영역이었던 영화의 기획과 제작 분야에 뛰어들어 수익 독식이라는 경제적 이유가 자리 잡고 있고, 이것은 영화산업 자체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이 드세기 때문이다.

영화의 기획과 제작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건물의 설계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화 대부분이 촬영개시에서 프린트를 얻는데 6~9개월이 소요되는 반면에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상정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제작사는 대기업 배급사와 같이 몇 년씩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자금력이 떨어져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프로젝트는 포기하든가 가능성 있는 작품은 배급사에 의뢰해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이때 제작사는 공동제작의 크레딧을 요구하는 배급사에 제작지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투자사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경제 논리이지만 결국 시나리오 기획개발비의 부족이 제작사의 수익력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독립 제작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공적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공적 부문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지원하는 제도로는 1년에 두 번, 공모로 채택한 작품에 작가료와 진행비를 지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제도’가 있다.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에도 매년 실시하는 ‘스토리 공모 대전’이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모든 이야기를 아우르는 공모전이라 영화시나리오의 형식과는 그다지 들어맞지 않는다. 경기도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경기영상위원회가 순수 창작가를 지원하는 ‘스크린라이터스 판’과 경기도를 소재로 완성된 영화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G-씨네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둘 다 대상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영화 시나리오는 완결된 작품으로서 보다는 영화라는 완성체를 위해 존재하는 미완성품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원하는 입장에서도 표가 안 나고, 지원한 시나리오가 영화화될지 불확실해 선뜻 지원을 확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시나리오는 영화제작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고,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은 영화제작사들이 가장 바라는 제도이다. 고양 영상 단지를 도내 주요 클러스터로 상정하며 콘텐츠 산업 발전에 애정을 보이는 경기도가 영화산업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에도 확대하여 영화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길 희망한다.

글: 김상민 | webmaster@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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