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는 뭐지?
일반적으로 시놉시스를 시나리오의 줄거리라는 개념으로 적용합니다. 하지만 시놉시스에는 줄거리 뿐만 아니라 작가가 추구하는 영화의 주제, 그리고 기획의도,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혹은 자세한 소개와 가장 중요한 영화의 줄거리가 첨부됩니다.

이 때 시놉시스안에 적는 영화의 줄거리 형식을 트리트먼트라 하는데 트리트먼트의 일반적인 형식은 시나리오 전체를 잘게 쪼개서 순서대로 나열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전체 시나리오를 20개 정도로 나눌수도 있고 10개 혹은 5개의 문단으로 나눌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전체를 읽어보지 않고 트리트먼트만 읽어도 충분히 시나리오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중요한 포인트의 요점을 집어서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리트먼트 형식이 아닌 개략적인 줄거리만을 적어주어도 무방합니다. 요지는 시나리오에 대한 줄거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놉시스의 가장 필요한 요소, 즉 시나리오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선택해서 작업을 해주면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시놉시스안에 들어가야 될 내용은 영화의 주제, 그리고 기획의도,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혹은 자세한 소개와 가장 중요한 영화의 줄거리임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왜 시놉시스라는 것이 필요한지 궁금하실 겁니다. 간략히 설명을 해드리죠. 흔히 주변에서 볼수 있는 예는 시나리오 공모(영화진흥공사 혹은 막둥이 시나리오 공모, 씨네21 시나리오 공모등)시 원고지 20장 이내, A4용지로는 3∼4장 정도의 시놉시스를 첨부하라고 하는 것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만큼 웬만하면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를 굳이 들자면 (아마도 이건 거의 사실일겁니다) 수백편의 시나리오 공모작들을 수명의 심사위원이 읽기에는 너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도 제대로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많은 작품을 언제 정성들여 일일이 읽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시놉시스를 검토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죠. 엉성한 시놉시스라면 백발백중 시나리오 자체도 그리 나을게 없다는 판단이 들 것입니다. 그들은 다년간 영화를 경험한 전문가들이니까 감이 오겠죠. 그렇다고 해서 시놉시스만 잘 써있다고 시나리오가 잘 되어 있으리라는 보장은 더더욱 없습니다. 단지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지니까 이것만으로도 대성공이라는 얘기죠.

잘 씌여진 시나리오가 시놉시스를 잘못 쓴 탓에 읽혀보지도 못하고 사장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시나리오 쓰는 만큼의 노력으로 시놉시스를 쓴다면 충분히 훌륭한 문장의 시놉시스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나리오 쓸때는 그저 시나리오 쓰는데만 집중을 했습니다. 머리속의 영상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지나가고 있었고 그것을 글로 잘 표현하는 것이 저의 시나리오 쓰는 방식이었죠. 그러다보니 시놉시스라는 것을 쓴 건 이미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 공모전에 제출할 때 줄거리를 쭉 적게 되면서 써보게 된겁니다. 이렇게 한건 제 자신의 나름의 방법이기도 하니까 틀리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나리오 한편을 쓰는데 소요된 시간이 거의 10개월 가량 되는데 너무 오랜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처음 쓰는 것이었고 또 시나리오에만 전념하지 못했다는 핑계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놉시스를 몰랐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머리속에서 영상들을 만들어가느라 생각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너무도 길었던 것이죠. 시놉시스를 미리 작성했더라면 조금이라도 그 기간이 단축될 수 있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머리속에서 영상으로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것보다 일단 완성된 줄거리를 토대로 영상을 생각해 나가는게 훨씬 효과적일테니까요.

또 하나 중요한건 시놉시스를 쓴다는 그 자체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시놉시스를 쓰기 위해서는 관심되는 소재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간략하게 줄거리를 짜 놓는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개의 시놉시스를 써 둔다면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거죠.

자! 박하사탕의 시놉시스를 살펴볼까요?

이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과거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이틀 전, 한달 전, 또 이년 전, 오년 전……. 그리하여 마침내 20년이라는 시간을 역류해서 마지막엔 20년 전의 어느 순간.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때의 모습에서 멈추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마치 사진첩의 맨 뒷장에서부터 거꾸로 펼쳐보듯 한 남자의 20년 동안에 걸친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점점 젊어지고, 세월이 만든 오염과 타락의 때를 벗으며 젊음의 순수함을 되찾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마치 두터운 녹을 벗겨낸 은식기가 조금씩 조금씩 그 영롱하고 맑은 광택을 드러내듯이.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아름다움과 순수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chapter #1.
야유회 1999년 봄

주인공 김영호가 '가리봉 봉우회'의 야유회 장소에 느닷없이 나타난다. 20년 전 첫사랑의 여인 순임과 함께 소풍을 왔던 곳. 그러나 세월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후다. 기찻길 철로 위- "나 다시 돌아갈래!" 영호의 절규는 기적소리를 뚫고, 영화는 1999년 오늘에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chapter #2.
사진기 사흘전,1999년 봄

영호는 마흔살, 직업은 없다. 젊은 시절 꿈, 야망, 사랑, 모든 것을 잃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중년. 어렵사리 구한 권총 한정으로 죽어버리려 하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사내- 광남의 손에 이끌려 이제는 죽음을 앞둔 첫사랑 순임을 만나게 된다. 스러져가는 그녀 곁에서 박하사탕을 든 채 울음을 토하는 영호. 그리고, 그녀가 남긴 추억의 카메라를 단돈 4만원에 팔아버리는 이 사내. 알 수 없다.

chapter #3.
삶은 아름답다 1994년 여름

서른 다섯의 가구점 사장 영호. 마누라 홍자는 운전교습강사와 바람피우고 그는 가구점 직원 미스리와 바람피운다. 어느 고기집에서, 과거 형사시절 자신이 고문했던 사람과 마주치는 영호. "삶은 아름답다"라고 중얼거려본다. 집들이를 하던 날 아내 홍자의 기도가 장황하게 이어질 때 그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 안의 모든 것으로부터 1994년 어느 여름의 일.

chapter #4.
고백 1987년 4월

영호는 닳고 닳은 형사. 아내 홍자는 예정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만삭의 몸이다. 사랑도 열정도 점점 식어만 가는, 지극히 일상적인 삶에 대한 권태로움으로 지쳐버린 김영호. 그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 잠복근무차 출장갔던 군산의 허름한 옥탑방. 카페 여종업원의 품에 안긴 그는 첫사랑 순임을 목놓아 부르며 울음을 터뜨린다. 1987년 4월.

chapter #5.
기도 1984년 가을

아직은 서투른 신참내기 형사, 영호. 그는 선배 형사들의 과격한 모습과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폭력성에 의해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순수함을 부인하듯이 순임을 거부한다. 마침내 그의 광기가 폭발해버리던 어느날, 그는 자신을 짝사랑해오던 홍자를 그냥 택한다. 1984년의 어느 가을, 순임을 만난지 정확히 5년째 해였다.

chapter #6.
면회 1980년 5월

영호는 전방부대의 신병. 긴급출동하는 영호는 트럭에서 면회왔다가 헛걸음치고 돌아가는 순임의 작은 모습을 보게된다. 또다른 비오는 날의 텅빈 위병소 앞 순임은 오늘도 영호를 기다린다. 영호는 그날 밤 광주 역 주변 어둠 속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순임인 듯 마주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영호의 M16에서 발사되는 총성. 우리 모두에게 잔인했던 1980년 5월 어느 날이었다.

chapter #7.
소풍 1979년 가을

이야기의 시작, 영화의 끝. 구로공단 야학에 다니는 10여명이 소풍을 나왔다. 그 무리 속에 갓 스무 살의 영호와 순임도 보인다. 둘은 서로 좋아하기 시작한 듯 하다. 젊음과 아픔다운 사랑. 순수한 행복감에 잔뜩 젖어있는 두 사람. 눈부신 햇살 아래서 영호는 순임이 건네준 박하사탕 하나가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79년 어느날. 이렇게 영화는 마지막에 와서 다시 시작한다.

현재 소개되고 있는 시놉시스 자료중에 가장 자세하게 나와있는 박하사탕의 시놉시스입니다. 일반적으로 시놉시스라고 소개되고 있는 글들은 영화홍보 차원에서 아주 간단하게 줄거리만을 간략히 적어놓은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끝까지 줄거리를 얘기해 주지도 않죠. 정확한 의미에서 시놉시스라고 할 수 없고 길라잡이 사이트내에서 제공하는 시놉시스 창고의 자료들도 시놉시스 형식을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영화내용을 참고하기 위해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시놉시스는 자신이 쓴 시나리오의 줄거리를 끝까지 적어주어야 합니다!

위에 소개하는 박하사탕의 시놉시스 역시 정확한 형식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살펴보면서 설명을 하자면 영화의 주제와 기획의도, 그리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습니다. 처음 세문단이 영화의 기획의도라고 보면 되겠고 chapter #1∼chapter #7까지 정리된 내용이 트리트먼트 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는 영화 하얀방의 등장인물 소개입니다. 등장인물은 보편적으로 영화속의 이름과 나이, 대략적인 특징들만 적어주는데 시놉시스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좋은 방법입니다.

[등장 인물]

한수진

20대 중반 미혼 여성. 오프라인 방송국 비디오저널리스트 의지와 주관이 강하다. 동시에 인간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 이석과 사귀는 중에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한다. 그러나 태아령의 저주로 인해 수진의 배가 다시 불러온다. 위기에 빠져드는 수진은 유령웹사이트를 접하게 되면서 저주의 비밀을 풀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아령은 이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태아령의 저주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모성의 힘으로 뱃속에 들어온 태아령을 낳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도하게 일에 집중할 때 간헐적으로 사물이 흑백으로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수진은 직업과 관련하여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정이석

30대 초반 남자. 야망이 큰, 유능한 시사프로그램 프리랜서 진행자. 방송일을 하면서 수진과 알게되고 사귄다. 수진을 임신시킨다. 과거에 유실이라는 여자를 임신시키고 강제로 유산시킨 경험이 있다. 그의 행동은 겉으로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안으로는 피폐한 영혼을 가진 이중적인 인간이다.

조유실

20대 초반. 여성. 과거에 이석의 아이를 가졌다가 강제적으로 유산한 경험이 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어했다. 유산 이후 자폐적으로 변하면서 죽은 아이를 기리는 하얀방이라는 사이버 공간과 인형을 만들고 자살했다.

서지애

20대 중반 여성. 유실과 절친했던 친구. 수진을 만나서 자신이 알고있는 유실의 과거를 말해준다. 수진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최형사

40대 전후 남성. 태아령의 저주에 일어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수진이가 태아령의 비밀을 풀어가는데 조력한다.

은희

6살. 여자. 수진의 동네에 사는 아이. 시력이 매우 약하다. 수진이가 태아령을 두려워하지 않고 낳도록 암시를 주는, 유령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트리트먼트는 영화의 줄거리를 세분화해서 자세하게 적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 트리트먼트만 참고를 해도 시나리오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시나리오의 진행과정대로 나열해 나가는 것이 보편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크게 크게 나누는 것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위에서 본 박하사탕의 내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시놉시스 쓸때는 약간의 문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시나리오를 쓸 정도의 실력이라면 시놉시스도 그리 부담갖지 않고 쓸수 있을테지만 줄거리를 이어나가는데는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매끄러운 문장연결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시놉시스를 완성도 있게 작성해 놓으면 좋습니다. 시놉시스만 가지고 공모에 낼건 아니지만 요즘은 시놉시스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죠. 시나리오 쓰기 위한 전 단계로 보고 부담없이 쓰면 됩니다. 다시말하면 대강의 스케치를 하는것이죠.

그렇다면 시놉시스를 쓸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꼭 쓰고싶은 소재가 떠올랐을 때 이것을 메모장에 캐치해 놓고 그 다음에는 분명 자료를 찾게 될겁니다. 시나리오 쓰기파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자료라고 이미 말씀드렸죠? 어느정도 모인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만들어 가면서 머리속에 영상을 떠올려보는 것이죠. 스쳐가는 영상들을 대강대강 짧고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영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면 생각만으로 이야기 구성을 해나가도 됩니다. 이건 각자 개인의 특성이기 때문에 어느것이 더욱 좋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대강의 짤막한 얘기들이지만 연결시켜서 줄거리가 되도록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시나리오가 제대로 씌여질테고 그 후에 시놉시스도 완벽한 문장이 될테니까요...

시놉시스를 완벽하게 써놓고 시나리오를 쓰는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시간 절약이 되니까요. 그러나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의 취향이기 때문에 어느것을 선택하라고 얘기할 수 없는거죠.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에서 시놉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꼭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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